계절이 바뀌는 찰나의 순간
계절이 바뀌는 찰나의 순간은 언제나 소리 없이 다가옵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숨이 턱 막히던 뜨거운 공기가 어느새 서늘한 바람으로 바뀌어 뺨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창문을 열면 들려오던 요란한 매미 소리는 자취를 감추고, 그 빈자리를 풀벌레들의 차분한 합창이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은 한층 높아져 짙은 푸른빛을 띠고, 솜사탕처럼 흩어진 구름들은 여유롭게 흘러갑니다. 저녁 무렵이면 평소보다 일찍 붉게 물드는 노을을 보며 하루의 끝이 조금씩 앞당겨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거리의 나무들도 잎사귀 가장자리부터 조심스럽게 색을 갈아입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풍경의 변화는 우리에게 묘한 위로를 줍니다.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일..